효리 탈출기2 일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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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이틀만 산책을 못 해도 이 집에 불만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내가 날마다 꾸준하게 산책할 만큼 규칙적인 인물도 아니란 말이지. 하루에 여러 번 산책할 때도 있는가하면 3일이 지나도 (나조차) 밖에 안 나가는 날도 있다.

 

그런 날은 나도 특별하게 조심한다. 행여 문을 열 때(택배, 또는 계기 검침 등)가 있으면 언제나 녀석을 주시하며 연다. 실제로 전에 한 번 전기 검침하러 오신 분이 문을 여는 순간에 튀어나간 적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워낙 똑똑한 녀석이어서 내가 경계하는 낌새를 조금이라도 보이면 도망갈 생각을 않는다.

 

하지만, 그건 내 경우에 한한다.

 

형과 사촌동생이 놀러왔다. 보통은 문을 열어놔도 도망가지 않는 녀석인데, 하필 이 날이 사흘째 산책을 하지 못 한 날이었다.(비가 와서 나가기 싫었거든) 나는 당연히 도망 안 칠 거라고 믿으며 방에 있었는데, 형과 사촌동생이 차에다 뭔가를 싣는 동안 튀어나갔나 보다.

 

사촌동생은 기겁하고, 형은 큰 소리로 녀석을 불렀지만, 예나 지금이나 효리는 도망칠 때만큼은 바람 그 자체다.

 

나는 느긋하게 목줄부터 찾았다. 또다시 모르는 처자에게 옷 벗겨달라고 할 수야 없지. 그리고 천천히 걸어 나와 효리의 도주로를 쫓았다.

 

예상보다 더 빨리 달려간지라, 내가 녀석을 발견했을 때는 길 저 편의 끄트머리를 질주하는 중이었다. 차도를 약 10미터쯤 남겨놓은 상황? 나와의 거리는 무려 100미터 가까이 됐다.

 

그래도 나는 걱정이 없었다. 부르면 오거든.

 

나는 목줄을 흔들며 크게 소리쳤다. “효리야! 줄 매야지!”

 

쇠사슬이 철컹거리는 소리에 효리가 멈춘다. 평소 녀석은 이 소리를 제일 좋아했다. 이게 철컹거리면 산책 가는 시간이거든.

 

하지만, 이미 바깥세상이 아닌가. 효리는 잠시 머뭇거렸다. 말도 없이 밖으로 뛰어나가면 혼나는 걸 잘 아는 녀석이다. 지금은 혼날 것을 각오하고 뛰쳐나간 상황인지라, 어떻게든 붙잡히지 않고 도망가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런데 목줄 소리가 들리네?

 

한 마디로 산책을 하자는 얘기인데……. , 나는 이 불안한 가출을 정리하고, 허락받은 산책을 할 수 있는 걸까? 멈춘 채 날 바라보는 효리의 머릿속이 훤히 보였다. 무진장 고민하는 몸짓이었다.

 

-사실 목줄 없는 게 난 더 편해.

-그치만 허락받지 않고 산책하면 나중에 혼날 거야.

-목줄 매고 산책하면 허가받은 거니까 좋잖아?

-그치만 정말로 저 자식이 날 산책시켜줄까? 잡으려고 저 짓하는 거 아냐?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같은데, 내가 개대가리라 제대로 기억이 안 나. , 개짜증나.

 

효리는 결론을 내렸다

.

그래. 내가 또 속는다. 속아."

 

 

녀석은 내게 바람처럼 달려와서 신나게 품에 안겼다. 목줄을 채우자 마냥 좋댄다.

 

그대로 집으로 데려왔다. 형은 녀석의 귀를 꼬집는 형벌을 가했다.

 

다음 번 도망칠 때, 또 속아 주려나?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덧글

  • Sanai 2014/11/29 13:41 # 답글

    비글을 한 마리 추가해서 배틀을 붙이시는 것은 어떠십.......
  • 레디오스 2014/11/29 22:45 #

    제가 새우가 될 거예요. 분명히!

    일단 비글을 키우려면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1단계가 한화 구단 서포터즈가 되어야 하고, 2단계가 시카고 컵스 서포터즈가 되어야 한대요.

    내년에는 한화를 응원할 계획이니 몇 년만 더 기다리면 비글을 키울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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