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나리오 강의 # 5강

창작 시나리오 강의 # 4-2강(4-2/90)

복잡하게 X-Y니 괄호열고 90분의 몇이니 하는 거 없앴습니다. 귀찮았는데 잘 됐닥. 귀차니즘이 사라지면 이전 제목도 다 손을 봐야짓. 4-2강과 지금 강의는 나중에 창작밸리로 보냅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올렸대요.

이번 강의내용은 다음 주 월요일에 할 강의입니다. 현재 준비중인데, 정리가 된 초반부만 맛뵈기로 올리고 나머지는 강의 끝낸 뒤에 시간 잡아서 올리겠습니다.


시나리오 작법 편

 

어떤 작가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무엇인가를 발견해내려고 애쓰고 있다면 그는, 넓은 의미에서, 우리 모두를 위하여 무엇인가를 발견해내려 하고 있는 셈이다.”

 

빌 위틀리프의 이 말은 다사를 말하는 것인데, 이 경우는 창작을 위한 생각이죠. 이렇게 자기 재산을 인출하는 다사가 있으면, 항상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일상생활이나 문화를 겪는 경우는 재산을 축적하는 다사죠.

 

그 아래 E.M.포스터의 말을 볼까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내가 그것을 직접 써보기 전에는.”

 

이건 다작 얘기죠? 이러쿵저러쿵 여러 가지로 떠들지만, 프로작가는 모두 다 다독 다작 다사에 대해 인식하고 있어요.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죠. 일단 E.M.포스터의 말로 작법 단원을 시작할게요.

 

만화가가 될 생각이다. 만화과에 들어갔다. 지금 만화가다. 어쩌다 친구나 친척을 만나서 이런 얘기를 하면 꼭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 잘 됐다. 내가 좋은 소재 알려줄게. 이거 한 번 그려봐. 분명히 히트 칠거야.”

 

심한 경우 거꾸로 일반님으로 살고 계신 친구님께 묻는 경우도 있죠.

 

, 뭐 좋은 소재 없을까? 아무거나 말해봐. 소재 괜찮으면 내가 술 사줄게.”

 

여러분 나중에 프로작가가 되면요. 아니, 지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여러분은 하루에 서너 개 이상 머릿속에 떠오른 소재를 버리게 될 거예요. 심하면 하루에 열댓 개의 소재를 버릴 때도 있어요. 뭔가 계속 떠오르긴 하는데 아니다싶은 게 너무 많아요.

 

친구들이 재밌는 소재라면서 꼭 써보라고 말하는 얘기는 그렇게 버려진 얘기에 거의 들어가 있어요. 도움 되는 경우를 찾기 어렵죠. “이거다!”하고 듣는 순간 마음에 드는 소재를 다른 사람에게 듣게 되는 경우는 정말 드물어요. 혹시 경험해보신 분 계세요?

 

이야기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예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소재를 찾는 작업이란 게 그리 쉽지 않아요. 애초에 여러분은 이야기를 만드는 첫 단계로 소재를 찾는 작업이 제대로 된 순서인지 의심을 가져야 해요. 소재 선택으로 시작하는 것이 자신에게 딱 맞는 방법이라고 여기는 분이 있다면 지금부터 말하는 내용에 해당되지 않겠지만, 상당히 많은 분은 다른 방법도 생각해야 해요.

 

맨 처음으로 가보죠. 지금 우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순서에 대해 공부하고 있어요.

 

전 시간에 제가 말했죠? 우리는 특별히 배운 것도 없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요.

 

. 기억을 한 번 더듬어보세요. 여러분은 이야기를 만들 때, “!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야겠구나!”하고 소재부터 떠올렸나요? 혹시 그 전에 먼저 떠오른 건 없었나요?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 여러분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건 장면이나 연출이에요. 그 속에 소재의 일부가 포함되어 있어서 소재가 떠올랐다고 생각하는 것뿐이죠. 실제로 여러분이 어떤 이야기를 떠올릴 때, 그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블라블라블라 한꺼번에 다 떠오르지는 않아요. 아주 인상적인 특정한 장면이나 연출이 떠오를 뿐이죠. 거기에 얽힌 다른 부속품 때문에 헛갈릴 뿐이에요.

 

예를 들면 마왕에게 잡힌 공주를 구출하러 온 왕자가 마왕을 죽이기 일보직전의 상황인데, 사실 지금 왕자와 싸우는 마왕은 진짜 마왕이 공주를 마왕처럼 보이게 해놓고 꼭두각시처럼 조종하고 있었어요. 그것도 모른 채 왕자는 마왕인줄 알고 사랑하는 공주를 죽여요.

 

. 이런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을 때, 여러분은 대부분 공주인 것도 모르고 왕자가 마왕을 죽이는 순간을 떠올리는 거예요. 왕자가 마왕에게 잡힌 공주를 구출하러 갔다느니, 마왕이 공주를 마왕처럼 보이게 해놓고 조종했다느니 하는 건 그 장면에 얽힌 부속품으로 따라와서 떠오르는 거고요. 여러분이 그 이야기를 선택하게 되었다면, ‘강렬했던 그 장면이 마음에 들어서예요. 여러분이 만드는 이야기는 대부분 거기서부터 시작해요.

 

이 말은 곧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이냐?’라는 것과 같은 뜻이기도 해요. 이야기를 만들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할 수는 없죠.

 

정리할게요.

 

창작은 독자의 감정을 흔들 가장 중요한 연출, 또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자기가 마음에 드는 장면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독자의 감정이 나왔는지 아시나요? 이건 배운 건데. 틀리건 말건 당당하게 얘기해보세요.

 

내가 재밌는 작품을 내면 독자도 재밌어 한다. , 그 얘기죠.

 

여러분은 처음 이야기를 만들 때 이렇게 시작했어요. 재미있는 작품을 읽으면서 특정한 장면에 매료된다던가, 특정한 연출이 마음에 든다던가 했을 때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져요. 또는 아예 창작과 관계없이 뭔가를 경험하다가 갑자기 머리에 스치는 연출이나 장면에 혹해서 이야기를 만들어요. 여러분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선택하는 계기가 바로 연출, 또는 장면이 되는 거죠. 그냥 어떤 분위기가 갑자기 확 와 닿아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어요. 분위기라는 것도 특정한 감정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위기라면? . 독자도 좋아해요.

 

그 다음이 문제예요. 장면이나 연출이 떠올랐지만, 대부분 거기부터 시작하지는 않죠. 이야기를 처음부터 만드는데, 자기가 그 장면이나 연출 때문에 이야기를 만든다는 사실을 까먹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어깨에 힘이 들어간 거예요. 또는 창작의 시작은 이렇다라는 어떤 관념에 사로잡혀있는 경우도 있어요. 그게 특별히 심한 경우는, 설정과 세계관부터 철저하게 만들어놓고서야 이야기를 시작하는 분이 있죠. 장면은 뒷전이 되고요.

 

. 제가 왜 이렇게 연출과 장면을 얘기를 자꾸 할까요? 뭘 어떻게 시작하건 무슨 상관이 있다고.

 

독자의 감정을 흔드는 포인트가 바로 거기에 있어서예요.

 

어떤 이야기든 독자의 감정을 흔드는 경우는 이야기 전반에 걸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특정한 장면이나 연출의 순간에 벌어져요. 그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거나 극대화하기 위해서 나머지가 존재하는 거죠.

 

이 포인트라는 것이 꼭 클라이막스에서 나오는 건 아녜요. 제가 아까 분위기 얘기 잠깐 했죠?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라면 독자도 좋아한다. 아주 눈에 확 보이는 장면이나 연출만 포인트가 아니에요. ‘토토로같은 동화같은 분위기라던가지브리의 작품은 특정한 분위기가 있죠? 그런 걸 말하는 거예요일상의 이야기를 진행할 뿐인데 뭔가 암울하게 느껴지는 기분영화 다크시티나 신시티같은만으로도 독자의 감정을 흔들 수 있죠. , 눈에 보이지 않는 연출이나 장면이라도 상관없어요.

 

분명하게 말하자면, 내가 무엇이 마음에 들어서 그 이야기를 시작했는가!를 제일 먼저 인식한 채 이야기를 시작하란 거예요. 그게 바로 작품에서 독자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니까요.

 

. 전 시간에 배운 것까지 포함해서 얘기를 순서대로 정리할게요.

 

1. 여러분은 처음부터 작가가 아니었어요. 처음엔 독자였죠. 독자였던 여러분은 작품의 어떤 부분에서 감정이 흔들렸어요. 그렇게 재미를 느끼다 못해 여러분이 직접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2. 어떤 작품의 오마주건 패러디건 순수 창작이건 여러분은 배운 거 하나도 없이 무턱대고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 이유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재미있으니까. 그 재미라는 것은 여러분이 어떤 이야기를 접하면서, 또는 어떤 문화를 겪으면서 갑자기 떠오른 감정적인 무언가예요. , 다독을 하던 도중에 필이 온 거예요.

 

3. 여러분이 대상으로 삼는 독자층의 문화를 같이 즐겼다면, 여러분이 재밌다고 느낀 그 이라는 놈은 독자도 재밌다고 느끼게 돼요. 그러니 이제 여러분이 할 일은 재밌다고 느낀 을 독자가 알아보기 쉽게 보여주는 작업이에요.

 

대충 감이 오나요? 을 알아보기 쉽게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대중 창작이라면 너무 쉬운 거 같죠? 근데 이게 쉬운 게 아니에요.

 

꿈 얘기 아세요? 잠이 깰락말락할 때의 꿈이 아니라 깊은 잠에 들었을 때 꾸는 꿈 얘기를 할게요. 잠이 깨기 직전에 겪는 모호한 꿈은 자기 의지를 반영할 수 있어서 완전한 꿈이 아니에요. 정말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꿈 얘기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어도예를 들면 누군가와 결혼해서 60년 간 같이 사는 꿈을 꾸어도그 꿈을 꾼 시간은 끽해야 5초예요. 꿈 내용이 여러 가지가 기억난다고 해도 실제로는 몇 초 안 돼요. 그럼 그 몇 초 사이에 왜 그렇게 많은 내용을 꿀 수 있었을까요?

 

꿈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어떤 장면이나 연출이 있어요. 그것을 꾸는 순간에, 그와 연관된 다른 이야기들이 동시에 떠오르는 거예요. 귀신에게 쫓겨서 지붕 위를 뛰어다니며 도망갔다. 또는 마루 밑에 숨어서 귀신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마음 졸이고 있었다. 이런 꿈을 꾸었다면 귀신에게 어떻게 쫓겼는지, 또는 귀신 말고 다른 사람과 어떻게 만나고 있었는지 등등의 꿈들이 한꺼번에 떠올라요. 그렇게 한꺼번에 떠오른 장면들이 서로 줄기가 얽히면서 포인트가 되는 꿈이 더 무섭거나 긴박해지죠.

 

여러분이 창작을 위해 떠올린 그것도 마찬가지예요.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기 직전에 뭔가 하나를 떠올려요. 그게 장면이나 연출일수도 있고 특정한 분위기일수도 있고, 또는 매력적인 캐릭터일수도 있어요. 이 하나를 위해서 여러분은 이야기를 만들게 돼요.

 

문제는 이 하나가 단지 어떤 장면이다. 어떤 연출이다. 어떤 분위기다. 얘는 매력적인 애다.’라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가 없어요. 이 장면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멋지고 재밌게 됐느냐? 이 연출이 왜 감동적인 연출이 되느냐? 이 분위기가 왜 마음에 드느냐? 이 애가 왜 매력적이냐?

 

왜가 필요해요.

 

쉽게 말해서 딱 한 가지 표현만으로는 자신이 느꼈던 그 감정의 포인트를 그대로 전달할 수가 없어요. 작가가 느꼈던 포인트에 대한 감정을 최대한 가깝게 보여주는 장치들이 바로 이야기의 다른 부분들이에요. 그 부분들이 얼마나 제 역할을 제대로 했냐에 따라서 독자는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자기감정의 포인트를 느끼게 되는 용량이 다르죠.

 

픽사의 애니메이션 UP을 보신 분 있으세요? 초반에 나오는 주인공과 부인의 짤막한 이야기 기억나시죠? 어땠어요? 만약 그 짤막한 이야기에서 할머니가 된 부인이 죽음을 맞는 부분만 따로 보여줬다면 감흥이 어땠을까요? 앞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포인트가 되는 뒷부분이 더 찡하죠. 앞부분이 바로 제가 말하는 포인트를 위해 존재하는 장치예요.

 

지금 제 얘기에서 집중해서 들어야 할 부분은 언제나 똑같아요. 기본이 뭐냐? 그걸 우선으로 생각해라. 그거예요. 여러분은 특정한 장면으로 통칭할게요에 감정이 흔들려서 그 감정을 보여주려고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 작품이 성공하려면 작가가 보여줄 감정을 가장 비슷하게 느껴야 해요. 작가가 느낀 그 감정을 독자가 거의 흡사하게 느꼈다. 그럼 결론이 뭘까요? 독자는 그 이야기를 재밌어하는 거예요.

 

만약 자기감정을 제대로 전달했는데 독자가 재미없다고 한다. 그러면 뭐가 문제죠? 다독. 작가는 독자가 즐기는 문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었던 거예요. 수박 겉핥기라던지, 아니면 대충 문화를 때려맞췄다던지. , 무슨 경우라도 다독이 제일 우선인 거예요.

 

이 얘기가 좀 생소한가요? 여러분이 배웠던 어떤 작법서들의 내용이 사실 이 얘기예요. 그걸 체계적으로 정리한다고 여러 가지 정리법을 나열하다보니까 좀 먼 세계 이야기처럼 따로 놀죠. 마치 학술집같은 얘기가 되어서 어려워지죠. 실제로는 여러분이 늘 하던 방식을 정리한 것 뿐이에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떤 감정을 전달할 때의 예를 들게요.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는 어떤 순간에 감정이 확 북받쳤다. 그 감정이 극대화되려면 뭐가 필요하죠? 위기가 정말 어려운 위기일수록 극복했을 때의 감정이 강해지죠. 해피앤딩에 대한 기쁨도 그 전에 꿈도 희망도 없이 절망의 절망으로 계속 빠져들다가 해피앤딩이 되면 그만큼 더 기뻐지죠. 비극도 큰 희망을 보여주다가 비극으로 만들어버리면 그만큼 더 슬퍼지고요. 때로 비극비극비극비극으로 계속 가다가 비극으로 끝내버릴 때도 마음은 무겁지만, 작가가 느낀 감정 그대로를 받을 수 있죠.

 

이렇게 감정을 극대화하는 도구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게 뭘까요? 갈등이에요. 갈등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포인트를 살리는 최고의 도구라서예요. , 여러분은 포인트를 위해서 갈등을 만드는 거예요.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여러분이 이야기를 만드는 이유에서 무엇 때문에 이게 재밌을까?’라는 부분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해요. 그게 이야기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예요.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를 때 이걸 알고 했어요. 오히려 작법을 공부하다 까먹는 분이 더 많아요.

 

! 간단히 결론 내릴게요.

 

이야기를 시작할 때 제일 처음에 해야 할 것은 서론도 본론도 결론도 아니고 가장 재밌는 곳을 알아두는 것입니다.

 

이거 이야기 전체만을 두고 하는 얘기 아녜요. 두 컷 만화에서도 마찬가지고, 장편의 어느 한 연재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기본이 왜 기본이냐. 모든 부분에서 먹히기 때문에 기본이에요.

 

! 본문 들어가겠습니다. 라고 해놓고 여기서 끗.

레디 오스 성화 올림


핑백

덧글

  • 에스j 2010/09/25 01:50 # 답글

    으아아, 주옥 같은 강의입니다. 청강하고 싶을 정도로! ;ㅁ;
  • 레디오스 2010/09/25 16:31 #

    아니, 청강은 제가 너무 버벅거려서... ㅠㅠ

    저만 알아보자고 썼던 글을 거의 수정 없이 올린 탓에 대대적으로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 왕 칭찬 감사합니다! ;ㅁ;
  • 다크엘 2010/10/13 19:34 #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진짜 청강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네요..^^
  • hogh 2010/12/07 15:43 # 답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19
41
384331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492